'대한민국은 제조업에 발이 묶였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는 길을 놓쳤다.' 라는 얘기가 오늘 식사자리에서 나왔다. 이는 내가 해본 생각은 아니고, 우연히 같이 고민해봤던 문제이다. 도대체 무슨말일까? 한국이 전통적인 제조업에 강점을 두고 있지만, <오늘의 집>, <당근마켓>처럼 플랫폼 기업도 나오고 있고, K-pop, K-drama 와 같은 문화산업도 발전중인데 도대체 왜 이런 말들을 내놓았을까? 

 

우선 첫번째로 나온 논리는 유럽과 한국의 1인당 생산성에 대한 오해와 개인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의 질에 대한 얘기였다.

한국인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의 생산성을 금전으로 환산한다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준다는 것이다. 이는 왜 그럴까? 선박을 얘로 들면, 우리나라가 선박 수주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정작 그 선박 제조를 위한 설계도면은 외국의 라이센스에서 온다는 것이다. 내가 화학회사에 다닐 때에도 결국 생산라인 제작을 위한 라이센스는 프랑스에서 왔고, 막대한 자금을 프랑스 회사에 지급했다. 정작 프랑스에는 공장이 별로 없고 해외에 많이 있는데, 이들은 이렇게 지적 재산권 사업으로 전향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이다.

 

그래 우리의 부가가치는 매우 떨어진다. 그들이 오래전부터 이런 패권을 유지해왔다. 우리는 아직도 범용 제품 생산을 더 빨리 하는데 치중한다. 내가 일하던 LG화학에서도 매번 중국 경쟁사가 커지고 있다며, 문제를 논의한다. 그리고 나오는 결론이 특수한 제품, customize 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증설 계획, 더 싼 원재료 조달이다. 조선,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도 변화할 수 있지 않은가? 때로는 증가하는 인구가 때로는 몰려드는 자본이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왔지 않은가? 대기업 혹은 연배가 있으신 사장님의 아이디어는 창의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나는 한국의 젋은 작가들이 만드는 웹툰 문화와 같은 아이디어 산업을 지지한다. 개인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 그렇기에 더 양질의 웹툰이 나오는 선순환 구조. 이것은 소비자들이 더 많이 한국의 웹툰을 찾게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대한 반론으로, 지금 당장은 먹고살만하니 문화가 융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로마, 그리스의 전성시대, 르네상스 시대 등 문화적 활동이 많았던 시기는 사람들이 먹고살만해서 그 이상의 것을 찾을 수 있을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인구 감소를 들면서 반론을 제기한다. 앞으로 먹고 살게 적어진다면, 그리고 윗 세대를 부양하기 위해 내것이 줄어든다면, 그래서 더 발버둥치며 돈을 벌어야 한다면 과연 이렇게 사람들이 딴생각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이제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높인다는게 그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건보료 인상은 이제 시작이다. 창의적인 세계, 지식산업으로 가야할 인재들은 윗세대 부양에 갖혀 더 많은 단순 노동의 세계로 내몰릴 처지에 있다.

 

그렇다고 쉽사리 한국을 떠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다른곳에 간다고 행복과 평안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어렷을때 자라면서 예측했던 세상과 지금은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수록 더 빨리 내것을 찾아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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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메타버스에 대한 공부를 하는가? (04.22.2022)  (0) 2022.04.22

  지난번 퇴사하는 친구의 얘기를 적었는데, 그친구가 이직을 하면서도 걸리는 점이 있다는 얘길 했다. 사람을 뽑는 이유가 느슨해진 주니어급 직원을 컨트롤 하기위해서라고 한다. 부하직원의 정시 퇴근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아직도 존재하는가부다.
  직장들을 생각하면 이것저것 다 마음에 안드는데, 문득 창의적이고 시간 구애를 덜 받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틀에박힌 일을 내심 환영하면서도 그것들을 너무 오래 하고있다보면 지겨움을 느끼곤 했었다.
  조종사는 과연 창의적일까? 자유로울까? 내가 비행을 할때는 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지켜야하는 많은 규칙들, 그 규칙에 맞아야 통과할 수 있는 시험들. 날씨가 안좋고 비행기 상태가 불안정할 때는 모든 판단을 해야하는 PIC 로써는 겁이 날때가 많다. 물론 이 모든건 경험에서 온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순발력이 좋지 못한 나는 이런 부분에서 힘들어했던 것 같다.
  비행이라는 것 자체는 창의적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비행기를 계속 타는 일은 창의성에는 좋을 것 같다. 애초에 바라보는 것들이 바다, 구름, 하늘, 푸른 초원들이니 모니터가 주는 정보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몇일 더 생각해봐야겠다.
  

  자신의 일터에서는 보상을 최대한 평등하게 나누고 싶다던 선배가 있었다. 대학때부터 알게된 동문회 선배인데, 그 선배가 일하는데 있어서 그런 이상을 가지고 있었는진 모르지만 새삼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근에와서는 그 이상을 이루기 힘들다는걸 알게됐다고 한다. 더 받고 싶은 사람과 덜하고 싶은 사람등 인간은 그 속에 다양한 이상을 가지고 있을테니... 몸소 실현한 결과물이겠지만, 나는 비슷한 일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일을 위해 만나고, 그 일이 하고싶어 만난 사람들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대표가 모든걸 독점하고 그래서 노예처럼 사람을 부려먹는... 인재는 그런곳에 오래있기 힘들 것이다. (물론 노예가 되고 싶어하는 꼰대들도 있고, 월급루팡을 꿈꾸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어제는 첫직장에서 함께했던 친구를 만났다. 나이는 동갑이지만 나보다 1년 먼저 입사해서 재밌게 지냈던 친구다. 이친구가 너무 빨리 퇴사를 해버려서 같이 보낸시간이 길진 않지만 마음이 잘 맞는 친구다. 일은 정말 잘했지만, 뭔가 정착 못하는 그 모양은 지금도 똑같다. 벌써 7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그 능력 자체가 대단한것 같다. 이친구나 나나 어떤 회사에서는 퇴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팀은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퇴사했다. 친했든 멀었든 그들이 나갈때마다 "고놈 언제 나가나 기다렸는데!" 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가서 아쉬운지 그들에겐 "아! 좋은 사람들은 다 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동시에 드는 감정은 부러움과 함께 나는 뭘하고있지? 하는 생각이다.
  나름 열심히 살고 있지만 눈앞에 보이는 결실은 미미할 뿐이다. 그 결실이 이직일 수 있지만, 그것을 목표로 두지는 않기로 했지만 부러움과 함께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나갔을때에도 여의도 그 사무실에서는 많은 감정이 일어났겠지. 그러면서도 동시에 남은 사람들은 또 떠난사람이 하던 일을 어떻게 나눠서 할지 현실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만남과 헤어짐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지만, 훈련해서 태연해지긴 어려운 일인것 같다.

  메타버스에 대한 뉴스를 매일 올리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메타버스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높구나'하는 것이다. 반면, 내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메타버스 그거? 코로나 지나면 다 없어질거야.' 하는 반응이 굉장히 많다. 메타버스의 미래는 어떻게 올까? 나는 그 미래에 어떻게 다가갈까? 이에대한 답을 찾고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있다. 대학원 면접을 보는데, 몇가지 질문중 하나가 '이것으로 앞으로 진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였다. 그 질문을 처음 듣고, 생각이 멈췄다. 그리고 한참 뜸을 들이고, 몇마디 했는데 모두 명확한 대답은 아니였다. 횡설수설하는 나자신을 보며,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나의 생각은 2021년 11-12월경 저정도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대학원 진학은 사실 진로와는 관련이 없기도 했다. 지금 내가 궁금한것, 재밌는것에 집중하자는 일환으로 이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 공부를 하고 있느냐?'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대답은 대학원 면접때 분명하게 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코인투자를 위해서, 누군가는 앞으로 메타버스가 올건데 써먹을 지식이 필요해서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는 이렇다. (크게 두가지 이야기가 있다.)

 

  스트레스가 한참 심할때 나는 테니스를 많이 쳤다. 어찌나 실력이 없는지 나의 안좋은 자세가 내 손목과 허리 통증을 유발했다. 미국에서 테니스를 칠때도 허리를 크게 다쳐서 열흘간 집에 누워있던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도 결국 같은 일이 발생했다. 백수로 지내던 그때 나는 심지어 몸조차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그리고 몸이 아팠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정말 다양한 이유로 누군가는 병원에 있고, 누군가는 집에서 제대로된 경제활동조차 못하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그림을 잘 그릴수도 있고, 누군가는 비록 몸은 안좋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도 있다. 심지어 그들의 생각과 상상력이 몸을 가눌 수 있는 사람들의 그것보다 훨씬 좋은데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발휘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때마침 메타버스에 관한 내용을 접했다. 그리고 관련된 내용을 휴대폰으로 끊임없이 보기 시작했다. 나는 메타버스가 몸이 안좋은 사람들에게 큰 기회를 줄 수 있는 도구라고 확신했다.

 

  이와 비슷하게 비록 부유한 사람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겠지만, 해외여행을 생애 한번도 못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밖에 매체로만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끝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경제적 여건, 시간적 여건, 그밖에 인간관계나 무수히 많은 이유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메타버스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모두가 이런 경험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하고싶은데 못하는 상황만큼 안타까운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화두가 메타버스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일종의 원하는 장면을 편집해놓은 세상이라고도 여겨진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좋지만 출근길은 힘들고 시간을 많이 쓰는 일로 여겨질 수 있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건 좋지만, 친구는 너무 멀리 살고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여러명의 친구가 시간,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 나도 어쩔수없는 저녁 식사자리가 끝나고 느즈막히 집에 오다보면 순간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들을 편집하고 연결할 수 있는 유용한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콘서트 혹은 좋아하는 스타와의 만남), 사무직, 그밖에 다양한 교육(토론)에 충분히 이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바로 XR을 이용한 세상에 우리가 들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빨리 우리에게 다가올 AR로 시작해서 정말 다양한 세상이 우리에게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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