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아무래도 내 관심사가 요즘 메타버스에 꽂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책에는 메타버스에 대한 내용은 적혀있진 않다.

 

 

1. 글쓴이

    저자의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현 시대에 대한 통찰을 잘 적어놨다. 기술이 어디까지 바뀌었나에 대한 설명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그것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나로서는 그 변화에 대해 한번 고민할만 했다. 내가 흙먹으며 뛰놀던 그 시기를 공감하는 사람을 찾으려면 이제는 일정 나이대 이상의 사람을 찾아야 하니, 내가 반대로 이 디지털 사회를 이해하는게 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기술의 변화 --> 사람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 --> 상당수가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을 보면, 저자도 인간성에 대해 고민을 한다는 점에서 나와 동일한것 같다.

 

2. 책의 전체적 목차와 구조

(1) 서장
(2) 가상의 삶 : 온라인에서 진짜가 되는 사람들
(3) 가상의 뇌 : 로봇은 인간이 되고, 인간은 로봇이 된다.
(4) 가상의 돈 : 국가와 결별한 화폐

    서장은 말 그대로 이책을 서술해 나가기 전에 기초적인 내용을 말하려는 것 같은데,
영화 <메트릭스>를 연상케 할만큼 말 그대로 우리는 가상속에 존재하고 그것이 곧 현실이 되어버린 상태에 대해 글을 쓰고 싶은것 같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더 심화될 것으로 본다.

3. 인상깊었던 내용
    매 순간이 전시 직전 상태이며, 고독은 경험이 불가능한 개념이 되어버렸다.
    무한한 전시 상태와 더불어 우리는 무한한 시청 상태에 빠져 있기도 하다. 폭발적으로 생산되는 타인의 이미지를 우리는 끊임없이 시청한다. 타인은 우리시대의 TV가 되었다.

 

(내 생각) --> 이런 활동이 일종의 중독성을 갖게 돼버렸다. 내 집중력은 매우 단편적인 것이 되버렸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자극이 내 뇌에 지속적으로 와야하는 상태가 되버렸다.
       명상 이런 행위는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고, 휴대폰을 안보고 있는 시간은 단 5분이라도 5시간 처럼 느껴진다.

 

    그 정보가 피상적이고 연출된 것일지라도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이 많은 정보이며, 그러한 정보가 주입된다. 우리는 이렇게 밀려오는 정보를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으므로, 타인에 대해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깊게 알게 된다.

 

(내 생각) --> 알고리즘의 발달로 인해, 내겐 무작위의 정보가 주입되는데 그걸로 인해 내 기회를 만족시키는걸 떠나 나를 조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대한 정보의 선택이라면 서점에 가서 많은 책들중 어떤걸 볼지 고르는 행위가 훨씬 유익해보인다.

 

    타인의 관음증을 충족시킬수록 더 많은 관심-권력을 얻을 수 있다. 오늘날 인스타그램이 소프트 포르노 사이트처럼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내 생각) --> SNS 는 완벽히 관음증을 반영한 매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계정에는 아무것도 없는 가입자가 많은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트레픽이 발생할까...
       그리고 그 관음증을 자극하는것이 좋은 생존법이라는 것을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잘 알고 있다.

 

    출산, 섹스 죽음과 같이 과거에는 사진화 될 수 없던 고유한 사건들은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즐겨 촬영하는 소재들이다.

 

(내 생각) --> 이 부분은 좀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일부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 :
       우선 저런 자극적인 주제들 역시 그들이 꾸민 커다란 허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돈이 되는 이런 SNS 주제들은 결국 어떤이의 의도로 만든것이기에 온전히 날것의 자극으로 보긴 어렵다. (출산과 죽음을 연출하는건 어렵지만, 광범위한 범위에서는 그럴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불투명하기에 숭고함을 유지한다는 그런 얘기를 했지만, 나는 오히려 너무 정제되고 가식적인 현대인의 일상에 필요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소위 말하는 <현실성, 날것의 모습> 으로 보여주는게 좋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인간은 '망각할 능력'을 상실했다.

(내 생각) --> 망각은 정말 더 잘하지만, 그 기록을 지우기 힘든 시대가 되버렸다. (클라우드 시스템) 잊혀질 권리를 상실했다는게 더 맞는것 같다.

    사상경찰은 소셜미디어에서 자기 이념과 관련된 소셜미디어 발언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자기 이념에 부합하지 않은 인물을 색출해내고, 자기 그룹의 감정을 상하게 한 이를 정치적으로 처벌한다.

(내 생각) --> 심각한 문제다. 정치 유튜브를 아예 보지 않지만, SNS 알고리즘의 커다란 이간질이 바로 이것이란 생각을 한다.

 

    다음 세대 기술의 키워드는 몰입형 기술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과 같은 몰입형 기술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지우고, 기술이 구축한 가상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모두가 기술 없이 살 수 없게 되었을 때, 모두가 기술이 만든 가상세계 속에서 살아가게 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중독으로 정의할 것인가?  (뇌가 미처 알지도 못할만큼의 중독..)

(내 생각) --> 중독을 넘어선 몰입형 기술. 나는 기 기술의 긍정적인 부분과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다. ;;;

    암호화폐에 대해, 그것이 원래 지닌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 탈중앙화, 자유 이런 얘길 하지만... 그 세계에는 또 다른 기득권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머스크의 한마디로 가격이 오락가락 하는 암호화폐를 보며... 갈길이 너무 멀다고 생각한다. 과연 이 세계가 올것인가 말것인가?!

끝으로, 저자가 이 글이 끝이 아닌 앞으로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가미한 책, 그리고 현재 문제가 있는 이 SNS와 인공지는 기술에 대한 대안을 같이 적은 책이 출간됐으면 좋겠다.

 

오늘은 <오쿠다 히데오><버라이어티>라는 작품에 대한 리뷰를 써보고자 한다.

 

강원도 철원에서 군생활을 할때, 군대 내에 정말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말이 도서관이지 작은 방에 전역자들이 놓고가는 책들을 쌓아둔 그런 곳이였다.

 

그때 공중그네, 면장선거, 스무살 도쿄 와 같은 작품들을 읽었다.

매우 충격적이였던건, 이게 이렇게 가볍게 표현할만한 내용인가? 싶을만큼

유머러스하게 내용을 적는 그 능력과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마치 모든 일을 아는 어른이 내용을 서술하듯이 글을 적었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오쿠다 히데오는 이와같이 매우 해학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였는데,

그의 작품이 많은만큼 내가 알지못한 그의 모습을 <버라이어티>를 통해 알게됐다.

 

이 작품은 매우 현실적이고, 진지한 드라마 같은 단편집이다.

 

< 작품 개요 >

- 나는 사장이다!

- 고맙습니다

- [대담] '웃음의 달인' 뒷이야기

- 드라이브 인 서머

- 크로아티아 vs 일본

- 더부살이 가능

- [대담] 모든 사람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 세븐틴

- 여름의 앨범

- 작가 후기

 

이 소설집은 [대담]을 넣어서 좋았다.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생각을 작품이 아닌 대화를 통해서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장이다! 와 고맙습니다 는 내가 매우 공감할만한 내용이였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하고싶어서 퇴사하는 과정과 그 이후 벌어지는 어려움들에 대한 내용이다. 이 부분에서 보다 일본적이라고 느낀건, 그들이 가진 자존심이라는 것과 인간관계가 업무의 대부분에 엮여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물론 그런점이 크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일본인들이 가진 상하관계, 개인의 자존심, 내가 니 돈줄을 쥐고 있으니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자는 것 같은 이야기는 요즘의 한국사회에서는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내가 입사 초반에 느꼈을때는 정말 크다고 느꼈는데, MZ 세대분들께서 사회에 녹아들면서 저런 전통적인 관점을 줄어든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미생을 떠올려도 약간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두 [대담]을 보고 크게 느낀점이 있다.

 

    첫 번째는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글쓰기 방식이 스티븐 킹이 말한것과 같은 방식이라는 점이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미리 정해두지 않고 쓰는것! 그렇게 해야 나도 미래의 내용을 모르고 글을 쓰고, 그렇게 해야 독자도 내용이 궁금해서 따라간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글을 보다보면 너무 예측이 가거나, 억지로 복선을 집어넣는 모습을 보곤한다. 이런것들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글에 개입하고, 계획적으로 이야기에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글을 쓰다보면, 얘기치 않게 인물들이 사고를 치고, 나 역시도 그 사고를 어떻게 수습할지 궁금해 하며 글을 쓰곤 한다. 이런식의 글이 사실 힘은 들지만, 또한 창작의 즐거움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 같다.

 

    두 번째 대담에서 나온 내용은 일본인들의 포기하는 문화에 대한 것이다. 모두가 주인공은 될 수 없기에 차라리 현실적으로 더 열심히 더 뛰어나게 되는 걸 포기하는게 낫다는 것인다. 이 이야기는 <야마다 다이치> 라는 사람이 한 것인데, 나는 이것이 정답이고, 바른길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그의 말에 반대한다. 이런 작품을 만드므로써 일본인들의 삶과 성장에 대한 원동력을 더 감소시킨것 아닌가? 주인공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면의 욕망과 만족을 위한 노력은 주인공 혹은 1등의 조건을 떠나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글을 써서 1등 작가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더부살이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도록 썼으나, 다른 작품 대부분 이야기가 이렇게 마무리 돼? 하는 느낌으로 글이 끝난다. 아마도 더 길게 쓰려면 쓸 수 있는 어떤 장편의 한 부분들을 마무리 지은 습작 노트 같은 느낌의 책이다. 

 

     내가 기대한 오쿠다 히데오의 글이 아니기에 좀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를 바라볼때 다양한 작품을 쓴 작가로 인식할 수 있었다. 다만, 완성도 있게 책을 덮으면서 마음이 편안해 지기보다는 누군가 그의 작품을 많이 읽고 좀더 알고 싶을때 읽으면 좋은 그런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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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 모르지만 요즘 내게 광고가 자주 뜨길래 읽어본 책.

알고리즘이 내 영혼의 빈자리를 알아챈것 같다.

 

- 목차 -

1. 읽으면 좋을 것 같은 대상

2. 간략한 내용

3. 인상깊은 구절

4. 내 생각

5. 작가에 대해서..

 

1. 읽으면 좋을 것 같은 대상

- 취업을 못하고 있는데, 방향성 마저 잡지 못한 사람

-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건 아닌데? 하며 고민하는 사람

- 인생이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책은 잠시동안의 <약>은 될수 있지만,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정의해 놓은 답이 무엇인지 한번 둘러보도록 하자.

 

2. 간략한 내용

  이 책은 진로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건 아니다. 결혼, 인간관계와 같이 다양한 분야를 써놨지만

나는 <진로>에 대한 내용만 추려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마저도 정말 모호하고, 추상적이니 최대한 잘 따라 읽어야한다.

 

첫 번째 산과 두 번째 산 :

  작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찾는 세상에서의 성취를 첫 번째 산이라고 한다.

돈을 많이벌고, 더 높은자리로 올라가고,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경쟁에서 이기는 그런 삶을 첫 번째 산이라고 하면

 

두 번째 산은 인간 내면의 소명의식을 말한다.

 

즉, 첫번째 산을 <오른다> 라고 표현해보면,

  언젠가는 그 산에서 바라보든, 그 산에서 내려왔을때 

내가 <오를 두번째 산>이 보인다는 의미인 것 같다.

(작가는 두 번째 산이 먼저 오고, 첫 번째 산이 나중에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결론은 이 소명의식이 개인마다 다른데 그 소명의식을 찾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 작가가 말하는 인간의 소명의식은 무엇인지 어떻게 써놨는지 한번 보자.

 

3. 인상깊은 구절

  우리는 대부분 자기 인생의 표면에 딱딱한 껍질을 만든다. 이 껍질은 두려움과 불안정함을 숨기고 남에게 인정받고 성공을 거두기 위한 것이다. 당신이 자기 자신의 핵심으로 다가간다고 치자. 이때 당신은 전혀 다르며 훨씬 더 원초적인 어떤 경지를 발견할 것이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깊은 열망을 발견할 것이다. 

 

  자기 인생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가장 혼란스러운 순간에 가장 똑똑한 선택은 수백만 명이 역사 속에서 했던 일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시 추스르고 일어나 홀로 광야 속으로 들어가라.

 

  당신은 한동안 전화 통화를 자제하고 편지 쓰기에 조심하는 등 움직임을 제한 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 친구, 바쁜 일과, 신문 그리고 재밌는 책 등을 멀리해야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는 당신을 두렵게 하지 않는다.

 

  이 고통은 또한 오로지 당신에게만 특이한 것인데, 당신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경험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소명은 이 고통을 철저하게 느끼는 것이다. 당신의 상처 부위가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당신에게도 상처를 입힐 것이다.

 

인생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여기에 나에게 주어진 의무는 무엇일까?

 

<그 길을 찾는 방법>

(1) 과거 자신이 했던 즐거웠던 일을 떠올려본다. 이것이 어려운 점은 이런 순간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런 순간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2) 자기에게 찾아오는 모든 기회에 "예"라고 대답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기회가 당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3) 아주 단순한 질문들이 어디에 기쁨이 있는지 알려준다. 나는 무엇에 관해 이야기할 때 가장 기쁠까? 언제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나? <만일 거부당할 때의 비참함을 기꺼이 견딜 수 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배우라는 직업을 무척 사랑할 것이다.>

 

(4)

내가 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는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내가 수십 년 동안 계속 더 잘하고 싶어 할 만큼 사랑하는 활동은 무엇일까?

내 존재의 근원에서 나를 사로잡을 정도로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직업을 선택할때 흥미나 관심보다는 재능이 우선이라는 말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흥미는 재능을 키워 주며 또 대부분의 경우 재능보다 더 중요하다. 직업 탐구에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결정적인 부분은 자신의 심장과 연혼, 즉 장기적인 동기 부여이다. 지식은 널려 있지만 동기부여는 희소하다.

 

4. 내 생각

  내가 이책을 읽게된건 내안의 두려움, 답답한 감정 때문일 것이다. 이책은 왠지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줄것 같이 유혹하며 글을 써 내려간다. 그래 그럼 내게 있던 두려움은 이 책으로 사라졌는가? 아니면 내가 알고싶던 답, 즉 내게 딱 맞는 진로를 찾는 일에 도움을 줬는가? 오히려 더 많은 질문거리를 줬다. 그리고 그 질문이 더 생갈할 거리를 주고, 좀 더 다양한 도전을 하도록 만들것 같다.

 

  소명이라는 주제에 대해 굉장히 오랜시간 고민을 해왔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나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 무렵부터 교회를 다니다보니, 내가 선택한 이 대기업의 전쟁터에서 소명의식을 찾기란 어려웠던것 같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소명의식이라 함은 이런 그림을 연상케한다. 고아원 봉사를 하고, 기부를 하고, 선생님이 되어 누군가를 가르치고, 아픈사람을 돕는 그런 행동들 말이다. 적어도 내 머릿속엔 그런 그림이 매우 컸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내적갈등을 키워온 것 같다. 

 

  인생에 있어서 선택, 그중에서 진로에 대한 선택은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자리까지 가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누군가가 대학 3학년이 됐을때, 의사가 되고 싶어졌다고 하자. 다시 의대를 준비하는 일은 이 사람에겐 굉장히 힘들일일 것이다. 그동안 해온 공부는 무시하고, 다시 많은 양의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문제는 의사가 되본적이 없다는 뜻이다. 이 직업이 어떤지는 해보기 전에는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배를 찾아가고, 부모님의 조언을 듣기도 하고, 심리검사 MBTI 같은 걸 하기도 한다. 그래 지금도 세상은 변하고, 나는 내가 정말 무얼 하고싶은지, 무슨 소명이 있는지, 적성은 무엇인지 반은 알고 반은 모른다.(단정지어 말하기 힘들기에..) 그리고 그 답을 책이 줄것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되겠다. 심리검사가 해주는것도 아니다. 내가 아닌 타인이 내게와서 말해줄 수도 없다. 

 

  왜 그런지 설명해주겠다. 가령 심리검사에서 내게 소방관이라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는 직업을 권유했다고 하자. 그게 적성이니 잘됐다고 진로를 결정하겠는가? 당신의 친구가 <너는 화학 연구원이 어울려> 라고 말했다고 해서 하기 싫은 화학 공부를 하겠는가?

 

  어려서부터 내가 하고싶은 일이 뚜렷했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나로서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일을 얻고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내키지 않는 공부도 성실히 수행하는게 미덕이되고, 원하는게 있지만 그걸 참는게 좋은 아들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걸 숨겨놓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멋지다고 하는 일들을 나의 기준으로 두고 있던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숨겨놓은 나의 기억과 감정들을 꺼내려고 노력중이다.

  

<나의 몇가지 반론>

  소명의식이 중요하지만 그걸 바로 찾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크다. 내가 앉아서 생각하는 시간이 일부 필요하지만, 생각이 조금이라도 난다면 무슨일이든 도전해봐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글을 읽다보면 내면의 소리를 귀울이고 그러면 답이 나올 것 처럼 써놨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해보지 않고는 그 대상에 대해 판단할 수 없으리라.

  소명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위험할 수 있다. 많은 일들에 의미가 있고, 자칫 나는 하고싶지 않지만 예를들면 간호사가 되는것이 <맞는> 일인것 같아서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의 삶은 어떨까...

  반대로 하고싶은일 즐거웠던 일을 찾고, 그 일안에 들어있는 이타적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삼성전자에서 에어컨을 판다고 해보자. 그 사람의 성과는 매출액, 매출수량으로 평가되고, 하루하루 고객과의 사투를 벌일것이다. 그 안에서 이사람이 얻을 수 있는 소명의식은 열심히 찾아봐야 나올 수 있다. 심지어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시달리면 사람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뀐다고 들었다. 즉, 소명의식을 인식하고 되뇌이는 노력이 더 중요해 보인다.

 

5. 작가에 대해

  난 궁금했던게 이 사람이 기독교인이기에 이런 글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였다. 유대인이지만 최근 기독교에 관심을 갖게됐다는 자료만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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