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 없었다면 정말 큰 흥행을 노릴 수 있는 영화!
개인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영화를 리뷰하는데 있어서 밸런스를 말한다는게 너무 예술적이지 않고, 뭔가 계산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나는 이 표현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여름의 더위를 잠시 식혀줄 코미디 영화로는 정말 적합한 영화다.
1. 영화를 보기 전 생각
1) 싱크홀이라는 주제가 너무 식상하지 않나?
싱크홀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을 것이다. 석촌호수에 물이 줄어든다는 의심부터 시작해서,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 사례가 연일 뉴스에 나오던게 7년전인 2021년즘 이였던 것 같다.
제목만 듣고 어떤 상상을 할까? 혹은 제목과 예고편 정도를 보고 예비 관객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이미 예상가능한 이야기, 전개들을 보기위해 영화관을 찾진 않는다. 그것만큼 관객에게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것이다.
다행이도 영화 <싱크홀>은 이런 식상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코믹한 부분을 많이 넣어서 대단하지 않더라도 그냥 재밌게 시간을 보낼 용도로도 영화를 만들어줬다.
2) 왜 하필 지금 개봉을 했을까? 개봉을 해야만 했을까?
코로나 상황인데도 2021년 7, 8월에 개봉하는 영화들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문점이 있지만, 그들이 마블처럼 최적의 타이밍을 기다리며 버틸 수 있는 상황은 아닐거라는 생각도 든다. 어찌보면, 원래 목표로 삼은게 여름 휴가용 영화라면, 아주 적절하게 개봉한 것 같다. 이 속사정이야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사실 제작자님께서 하실 엄청난 고뇌는 내 머리로는 이해 못할 일도 많을 것이다.
3) 같이 상영하는 영화들 사이에서 볼만한 영화일까?
이것도 한가지 중요한 요소일텐데, 먼저 개봉한 <모가디슈>, <수어사이드 스쿼드>, 그리고 같이 개봉한 <프리가이> 까지 생각하면, 장르상 구별되는 면이 있겠다. 내가 영화를 보러 갈때도, 사실 모가디슈는 역사적 고증을 통한 무겁고 어둡고 복잡한 이야기로 인식했다.(스릴도 있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뭔가 생각없이 빵빵 터지고, 부수고, 하지만 좀 유치할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다. 프리가이는 히어로물은 아니지만, 가상의 세계에서 어떤 감동과 유머를 챙기는(?) 영화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렇게 나의 선입견과 관객들의 입소문 사이에 나는 영화를 골라 보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개봉영화를 한편만 보는건 아니고 거의다 볼때도 많지만 말이다.
4) 왜 영화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을까? 보통은 개봉 전에도 어느정도 예고편을 보고 갈 텐데.
내가 유독 영화 소개나, 설명을 못봤을 수 있다. 크게 정보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사람은 아니다보니... 하지만 나같은 놈에게도 정보가 들어올만큼 홍보가 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2. Impact
1) 싱크홀은 도대체 언제 터뜨릴까? 싱크홀엔 누굴 가둘까?
(영화 제목이 싱크홀이니 싱크홀이 생기긴 할텐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영화답게 진행시킬까?)
이 부분은 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밝힐 순 없지만, 그냥 영화를 보는 초반에 내가 했던 생각이다. 그리고 영화는 아주 현명하게 내 예측과는 다른 시기에 싱크홀을 만들어낸다. 캐스팅 과정에서 모든 배우들은 얼마나 싱크홀에 들어가고 싶었을까? 하지만 모두 들어갈 수는 없었으니... 두둥!
2) 개연성이 좋다고 생각한 점 중 하나
구조할 수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준 것, 그것 말고도 싱크홀 내부에서 호스로 사람을 구조하려고 한것 등
3) 개성있는 등장인물들
각자의 위치에서 겪는 어려운 사회적 상황들을 상징적인 대화와 행동으로 잘 표현해줬다. 요즘 이슈가 되고있는 주택문제에 대해 잘 설명해준 부분도 좋았다. (어렵게 자가를 마련한 김성균 배우의 가족의 대화가 일품이다, OO 상황인 차승원 가족 등)
4) 내용을 흥미롭게 만든 점
이야기의 중심인 싱크홀을 다루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이야기속에 남겨놨다. (아이들 문제 등 실종자들) 2차 붕괴로 장수빌라가 싱크홀에 빠지는 것이 좋은 복선이 되고, 싱크홀에서 탈출하기 위한 방안들 역시 감독과 관객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 나오기 힘든데, 여러 가정의 이야기를 섞어 놓은 점이 매우 좋았다. 각자의 생각도 다르고,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도 다른 그런 가족. 유튜브에 나오는 그런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일들이 아니고, 우리 주변에 존재할 법한 가족을 그려서 좋았다.
5) 광수는 러닝맨을 보고 캐스팅 한것 같기도 하다.
러닝맨의 광수와 싱크홀의 광수가 일치한다. 어쩌면 광수는 자기 모습을 방송과 영화에서 모두 보여주고 있을지 모른다.
6) 편집은 누가 했을까?
아마 원래는 다른 내용도 있었겠지만 더이상 서사를 이어가지 않고, 적절히 편집해줬기에 단백한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극장에서 많은 영화를 보며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